[INTERVIEW]Normal with People #2 The next door 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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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l with People #2 The next door 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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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혁의 시집 『6』을 들고 나선 날에는 가방 끈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조심 조심 각시 걸음으로 걸었다. 가장 뜨거운 순간을 견뎌 아름답게 완성된 찻잔의 가장자리 같은 시어들을 입술에 가져다 댈 때마다 부서지는 모양이 떠올라 그의 시는 어느 것보다 조용히 읊조려야 했다.



 “난 너의 옆집에 살아”







자주 간다는 카페, 그가 글을 쓴다는 자리에 그는 '걸어서' 들어왔다. 검은 옷을 입고 짙은 선글라스를 쓴 채로 꽤 힘차게. 의외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가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시인이 걸어 다닐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무언가 다를 거라 생각하죠. 그런데 똑같아요. 농담하기를 좋아하고, 욕도 잘해요."






손에 새기신 한글 타투가 눈에 띄어요. 작가님과 만나게 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부분이기도 한데요.

 “아, 이건 성경 구절이에요. 마지막 수술을 받기 전날 봤던 말씀이에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고 싶어서 새겼어요.”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옷을 엄청 좋아해요. 원고료의 대부분을 옷에 쓸 정도로 옷을 많이 사요. 마음이 맞는 친구와 ‘뭇다’ 라는 패션 레이블도 했었고 선배 동료 작가들이 하고 있는 ‘더 멀리’라는 독립잡지에 옷에 관한 산문을 연재하기도 했어요.”


 


10일 후에 있을 강연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요. 살짝 이야기 해줄 수 있나요?

 “예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창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짧은 글을 매일 올릴 수 있는 공간, SNS라는 채널이 생기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즐기면서 글을 쓰다가 그걸 업으로 삼으려면 어려움을 느끼죠. 쓰고 좌절하고를 반복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왜 우리가 그런지,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좋아하는 옷들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던 그가 애정하는 독립잡지 '더 멀리'


등단은 작가가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인가요? 

“아니요, 등단이라는 게 꼭 필요하지는 않아요. 등단은 면허증 같은 거죠. 하지만 그런 면허증이 없어도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어요. 실제로 외국에서는 등단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나라 또한 등단하지 않은 작가들이 있죠. 하지만 그런 작가가 대중과 평단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매우 어렵기도 해요. 등단 제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이 존재해요. 긍적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있죠. 등단은,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냐에 따로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SNS를 통해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SNS작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반짝이고 재미있는 것들을 저 또한 많이 보았어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은 거죠. 하지만 그것을 시라 칭하고 그들을 시인으로 칭할 경우엔 조금 다른 문제로 바뀌어요. 창작물에 대한 비평의 영역이 열리게 되는 거죠. 문학적 비평이 가능해지죠.”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어요.

“독서를 늦게 시작한 편이예요. 몸이 안 좋다 보니 활동적인 취미를 갖지 못했어요. 어렸을 땐 레고를 많이 했고요. 커서는 자연스레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축적된 것들을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긴 것 같아요.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건강상 축구를 직접 하지는 못하지만 축구 중계를 본다거나 축구 게임을 한다거나 축구 유니폼을 모아요. 이번 시즌에 모은 유니폼도 가져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월이랑 도라에몽도 함께 왔어요.” 


▲ ”이건 제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인데, 나열해보니 거의 다 블랙이네요. 어렸을 때는 핑크색 후드를 입고 주황색 운동화를 신기도 했는데 점점 블랙이 좋아져요.”





많은분들이 시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를 읽는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시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걸까요?


"시가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는 건 교육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보면 해석하려고 하는 자세를 고쳐야 해요. 이건 무슨 뜻이지 작가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썼을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느끼세요. 잘못 읽었으면 어떡하나 겁내지 말고 떠오르는 감상을 그대로 느끼는 거예요. 시의 회화성이라고 하는데 시를 읽고 떠오르는 장면, 풍경을 상상하면 되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중의 문제죠. 이건 마치 옷을 보는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실제로 옷을 많이 입어본 사람은 옷에 자연스레 많이 알게 되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옷의 핏이 눈에 들어오고 원단이 눈에 들어오고 지퍼나 단추같은 자그마한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그러다 나중에는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고 결국 잘 만들어진 옷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거죠. 그 때에는 봉제선 하나에도 감탄하게 될 지도 몰라요. 세세하게 알면 알수록 감동하게 되는 게 시예요. 오독을 해도 괜찮아요. 스스로를 믿고 독서를 많이 하세요. 읽으면서 이런 감정을 나도 느꼈어 하면서요. 시가 어렵다고 하는 건 자꾸 의미영역으로 먼저 들어가려 해서 그래요. 시는 하나의 그림으로 기억하는게 더 좋아요."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로서 다른 작가들이 써주었으면 하는 책이 있을 것 같아요.


"네, 있어요. 매우 세세한 일본 여행기 같은 것을 읽고 싶어요. 너무 방대하거나 넓은 지역이 아니라 한 동네만요. 유명한 어디어디 식당' 이런 거 말고 스스로 찾은 식당, 스스로 찾은 가게, 자기가 직접 가서 발견한 것들을 쓴 여행기요. 일본을 가본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았아요. 조용하고 정갈한 모습에 안정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식사의 양을 고를 수 있는 것 또한 좋았어요. 일본의 미술관이 특히 좋았어요. 조용한 공원을 가로질러 가던 미술관이요. 만약 위의 책이 발간된다면 전 그 동네에서만 오래 머무는 여행을 하고 싶을 것 같아요. 현지인처럼요."




글을 쓰는 과정과 감상을 떠올리는 데에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을 통해 글을 쓰시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대상의 몸이 직접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어떤 대상에 몰입을 하다 보면 내가 대상이 되거든요. 고양이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고양이가 되어보는 거예요. 고양이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 보고 고양이가 흘린 것들을 보고 고양이가 먹는 것들을 살펴보는 거죠. 왜, 사랑을 하는 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라고들 하잖아요.  시도 사랑하는 것들에 내 몸을 빌려주는 일 같아요.



글을 쓰는 일 말고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아직까지 소아과에 다니고 있어요. 거기서 아이들을 만나면 마음이 많이 쓰여요. 아픈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한국에는 아직 체계적인 어린이 호스피스가 없어요. 피터팬의 저자 제임스 배리는 ‘피터팬’의 모든 권리를 한 아동병원에 기부했어요. 덕분에 수많은 아이들이 생명을 지키게 되었어요. 그 병원은 많은 영국인의 자랑이기도 해요.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바로 그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OSH)을 형상화한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어요. 제가 가진 도구로,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농담 잘하는 삼촌으로 오래 있고 싶어요.”







음악과 꽃, 옷과 농담하기를 좋아하고 욕도 할 줄 알지만 아이들은 잘 챙기는 소아과의 대장, 다정하고 든든한 삼촌. 그가 멀어지면 궁금해질 것 같았다. 잘 지내냐고 문을 빼꼼히 열어 인사를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 시디 플레이어에 드뷔시를 밀어 넣는 그가 모두의 옆집 사람으로 오래오래 남기를 바란다. 그가 책의 첫 장에 적어 내린 글귀처럼, 몸도 영혼도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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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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